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선임 등 이사진 5명 선임 안건 통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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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 내 분쟁이 장·차남 형제가 승리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미사이언스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OCI그룹과 통합을 반대하던 임종윤 전 사장과 임종훈 전 사장이 사내이사에,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 씨는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반면 통합을 주도하던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은 선임되지 못했다.

26 법원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과 국민연금의 송영숙 모녀 추천 이사진 선임안 찬성으로 판세가 모녀 측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소액주주들의 투표가 결과를 뒤집었다는 분석이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장악에 성공하면서 한미·OCI 통합과 관련한 이사회 결정을 전면 백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이 지난 1월 12일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한 이후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통합에 반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형제가 승리하면서 향후 한미그룹의 사업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 측은 5년안에 순이익 1조원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OCI와의 통합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이날 주주총회 직후 입장문을 통해 통합 절차를 중단하며 향후 재추진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다.

통합이 무산되면서 약 38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도(모녀, 형제측 합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미그룹 주요 경영진의 거취도 주목된다. 임종윤 전 사장측이 내부 인사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으나 이번 주총에 앞서 주요 계열사 대표와 본부장 9명은 OCI통합에 찬성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는 점에서 임 전 사장이 한미 그룹 임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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